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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디지털 노마드 허브로” 호퍼스 조정현 대표 인터뷰

김우람 기자 | 2025.09.01 18:05:53
“지금이 한국이 디지털 노마드 시장을 선점할 적기입니다. K-컬처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더해 한국의 치안, 교통, 생활 인프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삶의 질을 제공합니다. 해외의 원격 근무자들이 한국을 거점으로 삼아 장기 체류한다면,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글로벌 인재 유치와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호퍼스 조정현 대표는 자신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 노마드의 부상과 한국의 기회

코로나19 팬데믹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원격 근무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국경을 넘나들며 일하고 생활하는 ‘디지털 노마드’ 층이 급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발리, 치앙마이 등이 대표적인 노마드 성지로 꼽힌다.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로 확장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제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 심지어 충남 홍성군 같은 지방 도시까지 찾고 있다.
호퍼스는 커뮤니티, 공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노마드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조 대표는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녀는 한샘 DBEW(현 태재) 연구재단에서 스마트시티 연구원으로 재직한 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일찍이 그녀는 원격 근무의 보편화가 대도시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역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원격 근무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설계’를 연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털사 리모트(Tulsa Remote)’ 프로젝트를 접했다. 원격 근무자를 유치해 지역 세수와 소비, 문화를 활성화하는 모델이었다. 조 대표는 “원격 근무자와 디지털 노마드가 도시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2021년 귀국 후 처음에는 도심 유휴 공간을 활용한 야외 오피스 키트나 업사이클링 가구 등 하드웨어 중심의 아이디어를 탐색했지만, 시장 수요를 찾기 어려웠다.
그녀는 진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연결’임을 깨달았다. 한국을 찾은 원격 근무자와 디지털 노마드들은 커뮤니티, 정보, 업무 공간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했다. 그녀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매주 밋업(모임)을 주최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와 공간 구축

이러한 활동은 영어 기반의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디지털 노마드 코리아(DNK)’로 발전했다.
2023년 초 출범한 DNK는 현재 5,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북미, 유럽, 호주 출신의 원격 근무자들이다. 주 언어는 영어다. 회원들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고, 행사에 참여하며, 지역 사회와 교류한다.
실질적인 수요를 확인한 조 대표는 2023년 9월, 서울 연남동에 첫 번째 ‘호핀 하우스(Hoppin House)’를 열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코리빙(주거) 및 코워킹(업무) 결합 공간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방 5개, 코워킹 좌석 16석), 외국인 노마드들에게는 ‘한국 생활의 관문’ 역할을 한다.
가격은 도미토리 침대 기준 월 약 110만 원, 개인실은 250만 원 선으로 다소 높지만, 고소득 원격 근무자를 타깃으로 한다.
조 대표는 연남점을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을 다듬고 코리빙·코워킹 모델을 검증하는 단계다. 당장의 수익은 크지 않더라도, 이를 통해 호퍼스는 일본, 대만 등지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
물리적 공간을 넘어, 호퍼스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장기 체류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2023년에는 홍성군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이를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성공에 힘입어 2024년에는 부산과 제주에서 장기 체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지역에서 살고 일하며 교류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기여한다.
현재 호퍼스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하여 ‘호핀 부산 글로벌 워케이션’을 운영 중이다. 10주간 약 200명의 글로벌 원격 근무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이러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글로벌 인재 유치와 스타트업 네트워크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규제 장벽과 정책의 간극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규제다.
한국도 2023년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도입했지만,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거주 요건 등으로 인해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많은 잠재적 노마드들이 대만이나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조 대표는 정부가 이를 관광의 관점이 아닌, 과학·산업·혁신 부처가 참여하는 ‘글로벌 인재 유치 전략’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이러한 의제를 추진하기 위한 협회 설립도 준비 중이다. 그녀는 국가발전위원회(NDC)를 통해 디지털 노마드 유치와 비자 시스템 개선에 적극적인 대만의 사례를 언급했다.
조 대표는 외국인 노마드가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준(準) 거주자’임을 강조한다. 이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오래 머물며 숙박, 교통, 식음료 등에 지출하고 지역 사회와 융합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모두 제공한다.
노마드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업무 공간, 장기 체류에 적합한 숙소, 글로벌 커뮤니티 네트워크, 지역 기업과의 긴밀한 연계 등 핵심 인프라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을 방문하는 디지털 노마드 중 상당수가 기업가나 개발자 등 우수한 전문 인력이라는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한국에서 창업하거나 취업, 또는 정착하게 되며, 이는 한국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한다.

확장과 미래 목표

호퍼스는 아시아 전역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 부산, 제주를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올해는 일본 오사카와 UAE 두바이에서도 ‘호핀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다. 서울관광재단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으며, 탭엔젤파트너스 등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서울에서 이용하던 서비스를 오사카와 두바이에서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여, 해외에 기반을 둔 노마드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유입되도록 만들 계획이다. 향후 3년 안에 한국 전역에 ‘호퍼스 시그니처 공간’을 완성하고 한국을 아시아의 워케이션 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녀는 ‘노마드’라는 단어에 대해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노마드’라고 하면 떠나는 것을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한국을 거점으로 삼아 반복해서 돌아옵니다. 한국은 이제 막 노마드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이건 지나가는 유행이 아닙니다.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중요한 경쟁의 장이 될 것입니다.”
Source:

Hoppers Inc.

(주)호퍼스 대표
CEO: Jeong Hyun Cho (조정현) Email : contact@hoppers.kr Business No. 510-86-0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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